현지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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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페루대한민국대사관 기고문
페루 인프라 시장동향과 우리의 진출전략
주페루대사관 박경원 상무관

페루는 최근 10년간 남미에서 가장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이다. 이러한 경제성장을 토대로 급속히 늘어난 중산층은 지도층의 부패스캔들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이는 페루 정부의 경제정책 추진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2014년 이후 전 중남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Odebrecht 부패스캔들은 페루 정치는 물론 경제전반을 뒤흔드는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톨레도, 우말라 등 전직 대통령은 물론 다수의 고위 공직자가 이 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일부는 구속된 상태이며, 알란 가르시아 전 대통령은 조사를 받던 중에 자살하는 등 페루사회는 이 사건의 영향권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페루 비스카라 대통령은 2019.7.28일 제198주년 독립기념일 국정연설을 통해 정치의 전면적 개혁차원에서 2021.7월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조기 종료하고, 2020.4월 대선과 총선을 실시하여 2020.7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도록 하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하였다.

페루 인프라 시장동향
여러해에 걸쳐 계속되고 있는 정치적 혼란상황은 인프라 분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첫째, 많은 사업들이 중단되었거나 지연되고 있는데, 이는 최근 사정정국 속에서의 공직내 관료주의와 책임회피 성향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한, 최근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지역사회와 환경단체도 한 몫을 하고 있다.

2017년 발생한 엘니뇨 피해복구 재건사업이 당초 목표인 2021년까지 완료가 불가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며, 2019.5월말까지 페루정부의 2019년 공공부문 예산(55.7억불) 집행율도 20% 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페루 감사원은 867건의 주요 공공사업 중단사례를 조사하여 발표한 바 있으며,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을 매우 걱정스럽게 보고 있다.

두번째, 대규모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페루정부의 자신감 부족이다. 이는 공항, 도로 등 주요 인프라시설을 외국자본에 양허하던 그간의 관행과 최근 사정정국 속에서의 보신경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리 한국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친체로 신공항 사업관리용역(PMO, Projecto Management Office)’의 정부간계약(G2G)도 외국정부에 일부 책임을 부담케 한다는 점에서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인프라 분야에서 G2G계약은 2017년 페루와 영국이 체결한 “2019년 판아메리카게임 사업관리용역(PMO)”이 시작이며 친체로 사업이 두번째다. 만일 이러한 사업들이 효과적으로 진행된다면 앞으로 G2G형식의 사업발주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세번째, 민관투자사업(PPP) 추진확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대다. 대표적 PPP사업인 메트로 2호선의 경우, 공사비가 미주개발은행(IDB) 기준과 비교해서도 높고, 최근 개통한 에콰도르 키토 메트로의 2배에 이르는 등 너무 과다하다는 의견이 많으며, 계속된 사업지연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이 많은 상황이다. 또한, 리마시내를 관통하는 2개 고속도로 노선(Linea Amarrilla, Ruta de Lima) 양허과정에서의 비리스캔들도 이러한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루정부는 최근 발표한 국가인프라계획(Plan Nacional de Infraestructura)을 통해 우선순위 사업 52개 중에서 29개, 금액으로는 약 200억불(전체의 66%)을 PPP를 통해서 추진한다고 발표하였으며, 이는 1100억불의 인프라 격차 해소를 위해 민간자본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페루정부의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관련, PPP 제도 및 전담기관인 투자청(Proinversion)의 개선방안도 논의 중이다.



우리기업의 페루 인프라시장 참여 기회 확대

이러한 페루의 인프라 시장상황은 최근 페루의 정치 사회적 혼란과는 상반되게 우리기업의 시장진입 및 확대에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중남미를 주름잡던 주요기업들이 Odebrecht 부패스캔들과 건설클럽의 담합문제로 인프라 프로젝트 참여가 어려워진 지금이 그간 성실과 신뢰로 해외에 진출해 큰 성과를 거둬온 우리기업들에게는 다시 없는 좋은 기회일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 인프라 기업들은 최근 5년동안 페루 인프라시장 참여를 확대하고 있는데, 우선 주목할 사업은 2015년 부산교통공사, 도화엔지니어링이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참여한 리마 메트로 2호선 시공감리용역이다.

최근 수주를 확대하고 있는 엔지니어링 부문은 우리기업의 신시장 개척 모범사례로서, 도로, 하천, 철도, 항만 등 페루정부 발주 용역사업에 대해 2017년 2건, 2018년 10건, 그리고 2019년은 7월 현재까지 11건을 수주한 바 있다. 그 결과, 페루는 현재까지 중남미 국가들 중에서 전체 수주금액 기준으로 8위(8.4억불)에 불과하지만, 건수 기준 3위(33건)을 차지하는 등 고부가가치의 엔지니어링 사업부문에 있어서 페루 인프라시장은 더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올해 6월 우리 한국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친체로 신공항 사업관리용역(PMO)”은 우리 기업이 G2G 형식의 인프라 계약을 체결하는 첫 사례로, 주로 선진국 무대인 공항건설 PMO 사업에 진출했다는데서 매우 의의가 크다. 세계적 관광지의 국제공항건설을 통해 우리 기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홍보하고, 우리 EPC기업들의 페루 인프라시장 진출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페루정부는 취약한 인프라 상황이 경제발전을 저해한다는 인식하에, 전 국토에 걸친 물류 및 교통체계 개선 투자, 2021년까지 도시지역 상하수도 보급률 100% 달성을 위한 150억불 투자계획 등을 밝히는 등 다양한 사업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국가차원의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인프라 구축계획을 포함하는 “국가 인프라 계획”에 따라, 교통통신 31건, 에너지 11건, 상하수도 6건 및 농업 4건 등 300억불 규모의 52개 우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페루의 수도 리마지역에서는 심각한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통합 도시교통청(ATU)을 신설한 바 있고, “리마시 대중교통 마스터플랜 2050(Plan Maestro Lima 2050)”을 수립 중에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리마 메트로 3, 4호선을 발주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페루 주요 27개 도시의 효율적 도시교통정책 추진을 위한 “지속가능한 도시교통 프로그램(Promovilidad)”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확대되는 페루 인프라 시장은 우리의 노력과 전략적 접근에 따라 충분히 진입 확대가 가능한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페루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인프라 사업들 중에서, 친체로 신공항 건설사업과 리마 메트로 3, 4호선 사업은 우리기업이 도전해 볼 만한 핵심적인 사업들이다.

친체로 신공항 건설사업은 우리나라가 건설사업관리(PMO) 계약을 앞두고 있어, 우리기업이 공항건설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메트로 3, 4호선 사업은 당초의 PPP 방식이 아니라 G2G 방식의 발주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앞선 PMO사업 수주경험을 살린다면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의 진출확대 전략

페루 인프라 시장에서 거두고 있는 그간의 성과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의 유기적 협력을 기반으로 정부의 중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간 국토교통부는 2010년 이후 차관급 수주지원단만 6회 파견하는 등 페루와의 고위급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고, 2016년 당시 교통통신부 장관이던 현 비스카라 대통령을 국토교통부 주관 글로벌인프라협력컨퍼런스(GICC)에 초청하여 우리 인프라 기술의 우수함을 보여줌으로써 협력효과를 극대화 한 바 있다.

최근 페루 정부는 사업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정부간계약(G2G) 등 양국간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한 사업발주를 계속 늘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바, 정부차원의 고위급 인사 초청, 수주지원단 파견 등 전략적인 협력강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또한, 메트로 3, 4호선 등 대형프로젝트 수주를 위해서는 전문 인프라 공기업 중심으로 Team Korea를 구성하고, 이에 적극 대응해 나가는 것도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페루 현지에서는 주페루 대한민국대사관과 해외건설협회, 진출기업, 그리고 관련 부처와 기관 등이 협력하여 매년 메트로, 수자원, 도시교통, G2G 등 한-페루 기술교류 협력포럼을 개최함으로써 우리의 우수한 기술을 홍보하고, 페루정부 관계자와의 네트워킹을 강화해 온 바 있다.

이를 통해, 그간 중남미 시장에서 변방에 있던 우리 기업들이 자신의 역량을 알리고, 여러 발주부처 관계자와 네트워킹을 확대함으로써 수주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되는 바, 앞으로도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우리 국토교통부 등 인프라 관련 부처와 공공기관, 다양한 분야의 인프라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결론

현재 페루는 여러해에 걸쳐 계속된 정치적 혼란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이를 위한 정책 추진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에게 다행인 것은 이러한 정치적 상황이 이 지역의 기존 인프라 강자들에게 치명상을 입힌 반면, 우리기업들에게는 시장진입 및 확대에 더 많은 기회가 제공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친체로 신공항 건설사업관리 우선사업대상자 선정 등 어려운 관문을 함께 넘어선 경험을 가지고 있으므로 앞으로도 민관이 긴밀한 협력을 기반으로 보다 긴 안목을 갖고 전략적인 노력을 계속해 나간다면, 페루 인프라 시장에서 좋은 소식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