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랄레스 대통령 유가 인상 조치 취소
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은 2010.12.31 밤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의 요구에 따라 유가인상 조치를 취소한다고 발표한 바,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음.
Ⅰ. 상세 내용
1. 관련 경위
ㅇ 2010.12.26 Alvaro García 부통령(대통령 대행, 모랄레스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출장중)은 유류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하고, 유가를 22%~99% 인상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 748호를 발표함.
ㅇ 볼리비아 각 계층은 갑작스러운 유가 인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총파업과 시위를 예고함.
- 상기 유가인상에 따라 교통비, 생필품 물가가 급등하였고, 경제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시중 은행에서 대규모 인출 러시가 벌어짐.
ㅇ 12.29 모랄레스 대통령은 유가 인상에 대한 보완책으로 4개 공공부문(경찰, 군대, 보건, 교원)의 임금을 20% 인상하고, 주요 농작물에 대한 곡물수매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함.
ㅇ 12.30 볼리비아 각 계층은 상기 보완대책이 불충분하다고 하면서 유가인상 조치의 즉각 취소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 및 파업에 돌입함.
- 동 시위는 2006년 모랄레스 대통령 집권 이후 최대 규모였으며, 시위대는 주요 도로를 봉쇄하고, 경찰에 대한 투석, 톨게이트 방화 등 폭력 양상을 보였음.
- 모랄레스 대통령은 García 부통령을 자신의 최대 정치적 지지 세력인 코카재배업자들에게 파견, 유가인상 조치에 대한 이해를 구하였으나, 코카재배업자들은 코차밤바-라파스간 도로를 봉쇄하면서 유가인상 조치의 즉각 취소를 요구함.
ㅇ 12.31 모랄레스 대통령은 국내 소요사태 해결을 위해 브라질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취소하고, 각료회의를 통해 대비책 마련에 절치부심함.
ㅇ 2011.1월 근로자들이 연말 휴가 후 일자리로 복귀하고, 학교가 개학하면서 상기 반대시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었음.
2. 볼리비아 정부 발표 내용
ㅇ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 12.31 밤 New Year's Eve 기자회견에서 국가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국민들의 요구에 따라 유가인상 조치를 취소한다고 발표함.
- 동 대통령은 지금은 유가를 인상할 시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우치게 해 준 국민들에게 감사한다고 하면서, 유가인상 조치 취소에 따른 교통비, 생필품비도 인상되어서는 안 되며, 유류를 사재기할 필요도 없다고 설명함.
ㅇ 2011.1.3 볼리비아 정부는 유가인상 조치 취소에 따라 이에 수반된 보완대책들도 대부분 취소될 것이라고 발표함.
- 4개 공공부문에 대한 20% 임금 인상 조치도 취소되었으며, 임금인상률은 인플레이션률(6%)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에서 이뤄질 전망임.
- 다만, 작물보험실시, 가스자동차 확대정책 및 공공요금 동결 조치는 변함없이 이행될 것이라고 설명함.
ㅇ 그러나 모랄레스 대통령은 볼리비아 국민들은 언젠가 유가가 인상될 것에 대비해야할 것이라고 언급함.
- 유가 보조금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고 현재 예산상황상 동 보조금은 향후 5-10년간만 지급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언함.
- 또한, 저유가로 인해 위축된 볼리비아내 석유 개발에 대한 민간투자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라도 유가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함.
※ 볼리비아 발표에 따르면 볼리비아의 일일 석유소비량은 35,000 배럴이나, 국내생산량은 일일 4,500 배럴에 그치고 있어 상당량을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등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음.
ㅇ 한편, 상기 조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García 부통령, Luis Arce 재정경제부장관에 대한 해임 요구와 관련, 모랄레스 대통령은 유가인상 조치는 자신의 결정이며, 자신이 경제적 조치에 대해 책임지겠다고 언급함.
- 동 대통령은 유류에 대한 보조금 폐지는 지난 6-7개월간 검토해온 사안이었으며 정책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하면서, 조만간 각료들의 업무성과에 대한 평가를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함.
3. 각계 반응
ㅇ 볼리비아내 일반 국민, 노조 등은 유가인상 조치 취소를 환영하며, 금주 예정된 모든 시위, 파업을 취소함.
ㅇ 그러나 볼리비아 야당, 경제전문가들은 모랄레스 정부의 정책적 실패를 강력하게 비판함.
- Lupe Andrade 전 라파스시장은 모랄레스 대통령이 12월초 볼리비아 경제가 매우 건실하다고 발표한 이후, 갑작스럽게 유가인상 발표 및 동 취소를 선언함에 따라 볼리비아 국민들이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지적함.
- 또한, 동인은 유류 밀반출, 석유개발에 대한 저조한 투자 등 유가인상조치의 배경이 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 전혀 제시되지 않고 있는 점을 비판함.
Ⅱ. 관찰 및 평가
ㅇ 금주부터 대규모 시위와 정국 불안이 예상되었으나, 상기 유가인상 조치 취소로 인해 볼리비아내 정세는 다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임.
- 볼리비아내 유가는 유가인상 조치 이전 수준으로 인하되었으며, 교통비, 주요 식료품 가격도 대부분 원상회복되었음.
ㅇ 코카재배업자, 광산노동자, 노조 등 모랄레스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 유가인상 조치에 강력 반대하면서 대규모 시위에 나선 것이 유가인상 조치 취소의 주요 배경인 것으로 관찰됨.
ㅇ 금번 파동은 모랄레스 대통령 집권 이후 최대의 정치적 패배로 평가되며, 향후 볼리비아 정국 운영의 주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임.
- 2010.1월 70%를 상회하던 모랄레스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2010.11월 52%로 추락하였으며, 금번 유가인상 파동 이후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됨.
ㅇ 12.26 유가인상 조치가 아무런 사전 협의없이 갑자기 발표되고, 5일만에 동 조치가 급하게 최소됨에 따라 볼리비아 정책의 신뢰성 및 예측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음.
- 볼리비아 경제전문가들은 12.26 유가인상 조치보다 12.31 동 조치를 취소한 것이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함.
- 아울러 볼리비아 정부가 주요 정책 집행에 있어 국민들의 반대에 굴복한 대표적인 사례가 되어 향후 개혁정책 추진이 난관에 봉착할 수 있음.
ㅇ 향후 볼리비아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임.
- 유가인상 조치 취소 이후 대부분 물가는 원상회복되었지만, 대두, 밀가루, 빵 등 주요 생필품 가격은 인상된 상태로 유지되는 상황임.
- 유류 밀반출 문제, 석유개발에 대한 저조한 투자 등 유가인상 조치의 배경이 되었던 사안들의 문제점만 부각되고, 해결책은 전혀 제시되지 못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