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유럽실 한-페루인프라협력센터장 정성원
2019/02/20
인구 6억, 전 세계 GDP 6%, 6천억 불 규모의 건설시장, 6이란 숫자는 중남미 지역과 연관이 깊다. 오늘 살펴보고자 하는 내용도 중남미 전체 33개국 중 대표적인 6개국의 인프라 시장에 대한 전망이다.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칠레, 페루 6개국은 중남미 전체 GDP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남미 시장에 진출함에 있어서 놓칠 수 없는 국가들이다.
2014년 저유가 사태 이후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는 원자재 수출 기반 경제구조를 가진 중남미에도 큰 타격을 가져왔다. 연이어 터진 Odebrecht사 뇌물공여 사건이 중남미 전역을 휩쓸면서 근래 4년간 중남미 건설시장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고, 발주 감소에 따른 우리기업의 중남미 진출 기회도 상당부분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작년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칠레 등 주요국에서 신정부가 출범하면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부 제거되고, 그 동안 정체됐던 인프라 사업 발주에 시동이 걸리면서 중남미 주요국을 중심으로 많은 기회가 창출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 지금부터 중남미 주요 6개국의 올해 건설시장 현황과 사업기회를 국가별로 살펴보고자 한다.
가. 브라질 : 900억불 철도 및 고속도로 사업 추진
중남미 전체 GDP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브라질은 올해 신정부 출범과 함께 경제회복, 인프라 확충의 원년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신정부의 인프라 확충 계획을 살펴보면, 총 900억불 규모의 135개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철도(340억불), 고속도로(274억불) 사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철도 프로젝트에 대한 개발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과거부터 논란이 되었던 리우-상파울루-캄피나스 구간 브라질 고속철도(149억불) 사업이 타당성조사를 통해 재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코룸바-산토스 구간 철도 개선사업(37억불)이 예비타당성조사 단계에 있고, Oeste-Leste구간 철도사업(FIOL)(35억불)과 Expresso Pequi 철도사업(23억불)이 각각 타당성조사 및 실시설계 수립 단계에 있다. 또한 40억불 규모의 Ferrograo 철도사업은 환경영향평가 단계에 있다.
고속도로 프로젝트는 철도사업과 비교하여 규모 면에서는 조금 뒤처지지만, 건수로 보면 54개 사업으로 가장 많은 프로젝트가 추진 중에 있다. 총 5.2억불 규모의 4개 프로젝트가 현재 기본설계 단계에 있으며, 33억불 규모의 PR-323 고속도로 사업을 포함한 총 70억불 규모의 10개 프로젝트가 현재 타당성조사 단계를 진행 중에 있다. 또한 총 24억불 규모의 9개 프로젝트는 현재 입찰단계에 있다.
나. 칠레 : 2019년 프로젝트 입찰자 선정 본격 착수
칠레 세바스티안 피녜라(Sebastian Pinera) 정부는 올해 총 26억불 규모의 PPP사업자 선정을 계획하고 있으며, 2022년까지 연 평균 24억불 규모의 입찰자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올해 PPP모델을 바탕으로 총 25억불 규모의 18개 병원건설 사업을 준비 중에 있으며, 이 중 3건은 올해 입찰을 추진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마울레(Maule)지역에 총 3.63억불 규모의 Cauquenes, Parral, Constitucion 병원 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Bio Bio 지역(3.9억불), 산티아고 수도권(3.3억불)에도 병원 건설을 준비 중에 있다. 이 처럼 피녜라 정부 임기 동안 총 66억불 규모의 43개 병원 프로젝트가 추진될 예정이다.
칠레 공공사업부(MOP)는 올해 5.2억불 규모의 Talca-Chilan 구간 5번 국도 개선사업을 발주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Villarrica 구간 도로사업(3.6억불), Chiloe 종단도로 사업(3.7억불) 등 신규 PPP사업도 입찰 예정이다.
PPP사업 이외에도 약 77억불 규모의 정부 재정사업 프로젝트도 발주를 앞두고 있다. 이 중 5개 프로젝트가 산티아고 메트로 신규노선 건설 및 확장사업인데, 3.6억불 규모의 3호선 연장사업과 4.7억불 규모의 2호선 연장사업이 발주를 준비 중에 있다. 수도권 외에도 La Serena-Coquimbo 구간 경전철 사업(약 4억불)도 발주 예정이다.
수자원 분야에서도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칠레 남부에서 북부 사막지역까지 상수관을 연결하는 Aquatacama 사업(약 80억불)이 현재 타당성조사 진행 중에 있으며, 해수담수화 사업도 약 35억불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 페루 : 메트로 및 철도사업 기회
페루 정부는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 등 재난피해와 이에 대한 수해복구 사업이 가장 큰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수해복구 및 재건사업에 약 80억불의 정부예산이 묶여 있어 다른 시급한 인프라 사업의 추진에는 제약이 있다는 점이다.
현재 페루정부에서 재건사업을 제외하고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인프라 분야는 메트로 사업이다. 리마 메트로 2호선 건설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에 있고, 금년 하반기 중에 메트로 3호선과 4호선 입찰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호선 사업의 경우는 페루 정부에서 정부 간(G2G) 계약형태를 고려하고 있어, 각 국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
메트로 다음으로 철도분야에 대한 페루정부의 관심도 매우 높다. 특히 리마 근교철도 남부구간(Lima-Ica) 입찰(약 32억불)을 현재 진행 중에 있으며, 관심 기업은 5월 15일 전까지 입찰 제안서를 투자청에 제출해야 한다. 동 사업은 2026년 운영 전까지 기업이 시설 투자하여 건설을 마무리해야 하고, 운영이 시작되는 2026년부터 페루정부에서 투입된 건설비용 및 이자를 15년간 사업자에게 보상하는 형태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이 사업 외에도 2.3억불 규모의 Huancayo – Huancavelica 구간 철도 개보수 사업에 대한 입찰도 준비 중에 있다.
항만분야에 있어서는 작년 Pisco항 PPP사업(2.1억불)을 수주한 Grupo Romero 그룹에서 시공사업 입찰을 금년 중 추진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현재 페루 정부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쿠스코 친체로 신공항 사업(6억불)이 현재 G2G 사업모델로 추진되고 있어, 금년 상반기 중 신공항 사업의 PMO를 수행할 국가가 선정될 예정에 있다.
라. 아르헨티나 : 대형 프로젝트 위주 기회 물색
2018년 아르헨티나는 최근 몇 년간 급속히 추진해온 경제구조 선진화 및 개방정책에 따른 몸살을 겪으며 힘든 한해를 보냈다. 페소화 가치 급락과 높은 인플레이션 등으로 결국 IMF 구제금융을 받은 상황이며, 경제가 완전히 정상화되는데 몇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 정부는 시급한 대형 인프라 사업 위주로 올해도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눈여겨볼 사업으로는 24억불 규모의 San Martin 화물철도 개보수 사업이 있으며, 현재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정부 승인을 기다고 있는 중이다. 또한 19억불 규모의 부에노스아이레스 항만 확장사업이 있는데, 동 사업은 올해 상반기 중 PPP사업자 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 콜롬비아 : 금융조건 해결로 주요 프로젝트 추진 가속화 기대
작년 이반 두케(Ivan Duque) 신정부 출범 이후, 콜롬비아 정부는 금융문제로 사업이 정체되거나 중단된 사업을 재개하는 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현재 콜롬비아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두는 고속도로 건설사업부터 시작해서, 역점사업 중 하나인 보고타 메트로 1호선 사업 등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한 금융문제 해결에 큰 진전을 보인바 있다.
현재 발주를 앞두고 있는 고속도로 사업만 총 21개 프로젝트로 사업비가 약 63억불에 달한다. 그리고 타당성조사 단계에 있는 사업은 총 7건으로 약 20억불 규모이다. 가장 관심이 높은 보고타 메트로 1호선 사업(약 44억불)의 경우, 올해 상반기 중 입찰을 거쳐 9월에 최종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그 외에도 2~30억불 규모의 공항사업(6건), 교량 및 터널(13건), BRT(11건), 병원(7건), 항만(6건), 수처리(6건) 등의 프로젝트가 발주될 예정이다.
바. 멕시코 : 고속도로 및 AMLO정권 주요 공약사업 기회 물색
작년 12월 AMLO(Andres Manuel Lopez Obrador) 신정부 출범 이후, 여러 인프라 분야 중 고속도로 사업이 현재로서는 가장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총 10억불에 달하는 8건 프로젝트가 현재 기본설계, 예비타당성조사, 타당성조사 등의 단계에 있으며, 조만간 본 사업 발주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로는 경전철 및 철도 사업으로서 6.3억불 규모의 과달라하라 경전철 4호선 사업이 현재 기본설계 단계에 있으며, AMLO정부의 최대 핵심 공약사업 중 하나인 유카탄반도 Maya 철도사업(약 75억불)도 추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 번째로는 항만사업인데, Salina Cruz항(대서양)과 Coatzacoalcos항(태평양) 확장을 통해, 무역증진 및 물류 활성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30% 이상 건설 중인 멕시코시티 신공항 건설사업(120억불)을 전면 취소하면서 대체방안으로 Santa Lucia공항 현대화사업(약 36억불)이 추진 중에 있다.
2019년은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칠레 등 주요 국가들의 신정부 출범이 본격화되는 해로서 중남미 인프라 시장에도 큰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4~5년간 정치·경제적으로 침체기를 겪은 중남미 국가들도 올해를 기점으로 변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중남미는 중동, 아시아에 이어 우리나라 해외건설 3대 시장인 만큼 우리가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되는 지역이다. 올해가 앞서 언급된 중남미 주요국을 기점으로 진출 활성화의 변곡점이 되는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