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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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의 중남미 경제 영향과 회복 전망
포스코경영연구원 오성주 수석연구원
들어가며

작년 말까지 큰 경기 호황을 누렸던 중국, 미국 등과 같은 일부 국가들을 제외하면 글로벌 경제는 보호무역의 확산으로 인한 대외 환경 변화와 고령화에 따른 저성장 등 경기 침체 위협에 대비하던 상황이었다. 특히, 중남미 지역은 미국의 경기 호황으로 반사 이익을 누리던 중미와 카리브해 일부 국가들을 빼면, 오히려 장기간 지속된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각종 인프라 프로젝트 개발과 민영화 프로그램 등과 같은 경기 부양책을 준비하는 한편, 국민들에게 고통이 전가되는 구조조정과 세금 및 연금 개혁 등을 통해 힘겹게 경제 재건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렇게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연초 중국에서 발생하여 전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는 방역 및 보건 체계가 취약한 중남미 국가들에게는 초대형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기술 경쟁력과 풍부한 자본력을 앞세우고, 패스트 트랙을 통한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바이오 분야에서 주도권 경쟁을 하고 있으며, 성장 측면에서는 미래 기술을 활용한 언택트(untact) 산업의 육성으로 경제의 V자 회복도 내심 기대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의료 인력과 진단 키트조차 부족한 중남미 국가들은 필수 소비재 분야 등의 경제 활동을 제외하면, 산업 생산성이 크게 떨어져 이전 시점으로 돌아가기까지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고, 치료제 보급과 본격적인 경기 회복까지 큰 시련이 예상된다. 한편, 현재(10월 10일 기준) 코로나19는 전 세계 37.4백만 명을 감염시키고, 1.1백만 명 사망자를 내면서,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을 4.8%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중남미 코로나19 동향과 경제적 피해

중남미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이며, 최근 1천만 명을 돌파하였고, 전 세계 감염자의 1/4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현재(10월 10일 기준) 브라질 3위(5,091,840명), 콜롬비아 5위(902,747명), 아르헨티나 7위(883,882명) 등 중남미 상위 5개국만 850만 명 이상이 감염되어 중남미는 이제 코로나 2차 확산의 새로운 진원지가 되었다.

< 표1. 중남미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
순위 국가 전체감염자 (신규) 전체사망자 (신규) 회복자 진단 검사수
- 전 세계 37,448,722 +350,401 1,077,190 +4,974 28,097,767
- 미국 7,943,586 +48,957 219,254 +607 5,085,449 117,514,234
3 브라질 5,091,840 +34,650 150,236 +544 4,453,722 17,900,000
5 콜롬비아 902,747 +8,447 27,660 +165 783,131 4,141,602
7 아르헨티나 883,882 +12,414 23,581 +356 709,464 2,211,321
8 페루 843,355 - 33,158 - 733,000 4,027,591
9 멕시코 809,751 +5,263 83,507 +411 588,085 2,068,647
14 칠레 479,595 +1,826 13,272 +52 452,054 3,654,041
31 에콰도르 146,828 +980 12,188 +13 120,511 465,886
32 볼리비아 138,226 +257 8,262 +34 100,347 313,195
35 파나마 119,666 +825 2,482 +8 95,552 540,175
36 도미니카공화국 118,014 +557 2,167 +2 93,627 515,598
45 과테말라 97,544 +609 3,365 +9 86,046 360,917
47 코스타리카 87,439 +1,386 1,076 +21 52,669 257,549
51 온두라스 82,552 +880 2,492 +15 31,736 194,516
53 베네수엘라 81,696 - 684 - 73,020 1,979,251
출처: Worldometer ‘20.10.10일 기준

문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남미 경제가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장기간 침체1)를 이어온 탓에 거시경제의 펀더멘털(fundamental)이 다른 권역의 신흥국들보다 크게 악화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이 기간 원자재 수출 위주의 변동성 높은 산업 구조의 약점을 보완하지 못하였고, 4차 산업 혁명으로 일컫는 새로운 산업의 등장과 기술 도입이 더디어지면서 미래를 위한 성장 동력을 거의 확보하지 못하였다. 한편, 최근 신자유주의 체제의 종언과 함께 계층간 경제 불평등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중남미 각 국의 부실한 위기 대응은 국민들의 불만을 확대시키고 있으며, 재정적 지원의 한계를 노출시킨 중남미의 사회보장제도는 극빈층의 생명을 더욱 위협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중남미 정부들이 최근까지 코로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극단적인 조치로서 셧다운(shutdown: 조업중단)을 확대하면서 산업 생산이 크게 떨어져 경제성장률 하향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의 하향세는 공통적으로 불가피하겠지만, 중남미의 편향적인 산업 구조와 취약한 거시 경제 건전성은 그 충격을 더욱 크게 하고 회복 속도도 느리게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중남미 경제성장률은 전체 신흥국(-3.2%) 대비 더 큰 폭의 하락(-8.2%)이 예상되며, 실업률은 13.5%로 증가하고, 빈곤율도 37.3%로 악화되면서 전반적으로 2006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2).

한편, 미국, 일본, EU와 같은 선진국들은 코로나 19 여파에 따른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기축통화 발행국의 장점을 이용하여 자본 시장에는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재정 지출을 늘려 경기 부양을 시도함과 동시에 자국 통화 약세를 유도하여 수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중남미 국가들은 원자재 수요와 공급이 이례적으로 모두 급락하는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재정 여력 부족과 제한적인 통화 정책의 활용으로 방어 수단조차 상대적으로 부족하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1) 2014-2019년 경제성장률 연 평균 0.4% 기록, ECLAC 기준
2) 실업률과 빈곤율은 2020년 10월 ECLAC 전망치

< 표2. 경제성장률 전망 >
국가 2018 2019 2020(e) 2021(f) 2022(f)
전 세계 3.2 2.6 -4.8 4.4 3.8
선진국 2.3 1.7 -5.8 3.6 3.3
미국 3.0 2.2 -4.0 3.5 3.6
신흥국 4.8 4.1 -3.2 5.6 4.6
중남미* 1.4 0.8 -8.2 3.7 2.7
브라질 1.2 1.1 -6.4 3.8 2.4
멕시코 2.2 -0.3 -11.1 4.2 2.5
아르헨티나 -2.6 -2.1 -11.2 0.7 0.9
콜롬비아 2.5 3.3 -7.4 4.5 3.6
페루 4.0 2.2 -12.5 7.7 3.8
칠레 4.0 1.0 -7.4 4.7 3.7
에콰도르 1.3 0.1 -8.9 1.3 1.9
볼리비아 4.2 2.2 -7.7 4.3 4.0
과테말라 3.1 3.8 -2.8 4.0 3.4
파나마 3.7 3.0 -6.8 4.1 4.5
코스타리카 2.7 2.1 -3.8 3.0 2.6
쿠바 2.2 0.5 -5.0 -0.5 1.3

* 베네수엘라는 집계 제외
출처: 포스코경영연구원 ‘20.10월 기준
브라질 경제동향 및 회복전망

브라질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감염자가 많은 국가가 되었다. 특히, 코로나 확산 초기, 감염 확산의 영향력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보우소나루 대통령까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정부의 코로나 통제 실패로 인해 브라질마저 다시 경제 위기에 봉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시장의 우려가 생겼다. 이에 따라 환율도 헤알화 도입 이후 사상 처음으로 달러당 5헤알(3월 18일)을 넘어서고, 2개월도 채 안된 시점에서 6헤알까지 위협하면서 과거 악몽과 같은 초(超)인플레이션 우려를 자아내기도 하였다.

해외 자본이 빠르게 이탈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와 함께 정부 지출확대로 정면 돌파를 선택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다소 운 좋게도 선진국 통화들의 풍부한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달러당 5.8848헤알(5월 13일)을 고점으로 6헤알을 가까스로 방어해 냈다. 환율이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점차 안정되고 있으며,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도 일일 7만명(7월 29일)을 고점으로 최악의 국면은 지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심각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균형 재정의 예외 조치로서 재정 지출을 크게 늘릴 수 있었던 브라질은 최근 공장들이 가동을 재개하고 소비 심리가 회복되면서 제조업 구매자지수(PMI)가 크게 상승(58.2, 2006년 2월 조사이래 최고치)하였으며, 자동차 산업 등 민간 분야의 빠른 회복에 힘입어 2021년에는 3.8%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분야별로는 다소 차이가 있어, 예를 들어, 코로나19의 빠른 확산으로 작업 중지 기간이 길었던 도축업과 광업 분야는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공 분야의 경우, 보우소나루 정부가 2020년에는 재정 적자를 GDP 대비 15%까지 늘렸으나 내년부터 재정 감축과 세제 개혁을 통해 2024년 5% 수준까지 하락을 목표로 하고 있어, 향후 정부 지출과 고용은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된다.

한편, 브라질 정부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민영화 프로그램, 최저임금 지원 등 세제 및 행정 개혁을 위한 입법화에 노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저임금 지원은 전체 고용의 약 44%에 해당되는 비공식 노동 인력의 경제적 어려움을 완화시키는데 효과를 거두면서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세로 전환하였다. 특히, 8월에는 집권 이후 최고치3)를 기록함에 따라 2022년 재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으로서는 이에 대한 제도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3) 다타폴라(Datafolha) 8월 기준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율(긍정평가) 37%

멕시코 경제 동향 및 회복 전망

올 초부터 멕시코는 유가가 작년 가격대비 42.2% 감소하는 힘든 여건 속에서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미국 경기 침체와 수출 부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국내 수요 부진이 동반되면서 2020년 경제성장률이 11.1% 역(逆)성장하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큰 폭의 하락 전망은 현재 멕시코 공공부채가 비록 증가세라 하더라도 현재 GDP 대비 48%에 불과한 수준이며, 외환보유액도 해외송금 유입 등으로 1,800억 달러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대외 건전성이 높은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이어서 다소 의외라고 할 수 있다. 멕시코는 2019년에도 0.3% 성장하여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에 이어 올해도 큰 폭의 경기 침체를 겪게 되면서 해외투자자들에게는 현 정부의 경제 운영 능력에 의문을 갖게 할 것으로 보인다.

오브라도르(AMLO) 4)정부는 멕시코 역사상 최초로 집권한 좌파 정부이긴 하나, 보건 분야 지출이 GDP 대비 0.2% 수준이며, 가계와 기업에 대한 지원도 0.5%에 그쳐 재정 확대에 있어서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는 현재 멕시코의 재정적자 규모가 GDP 대비 5.6% 수준이어서 큰 폭의 경기 부양책을 쓰기가 쉽지 않으며, 오브라도르 대통령 스스로가 이미 여러 차례 엄격한 재정 지출 및 통제 의지를 밝힌 바 있어, 이러한 긴축 정책은 2021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PEMEX5) 는 작년 대규모 적자(1,830억 달러 순 손실)로 구조조정이 절실한 상황에서 올해도 저유가로 인해 부실 규모(총 부채 1,050억 달러)가 더 커질 수 있어 정부 재정을 계속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해외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 대상이자 그동안 우려가 많았던 에너지, 석유화학, 항만 건설 프로젝트들의 계약 취소나 재협상 이슈들은 내년에도 계속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AMLO 집권 이후, 근본적으로 신자유주의를 타파하고, 멕시코 4차 변혁(4thTransformation)6)을 추구하는 국정 철학과도 연관이 있다. 다만, AMLO 정부가 현 정책 기조를 지속할 수 있을 지는 내년 7월 실시되는 중간 선거가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21년 경제성장률은 기저 효과에 의한 내수 소비 회복과 수출 증가로 4.2% 반등이 전망된다.

4) Andrés Manuel López Obrador의 약칭 표현
5) Petróleos Mexicanos: 멕시코 최대 기업으로 석유 공기업
6) AMLO는 자신의 개혁 정책을 1차 1810년 멕시코 독립운동, 2차 1857년 레포르마(개혁 전쟁), 3차 1910년 멕시코 혁명에 이어 4차 변혁으로 지칭, 이는 궁극적으로는1930년대 석유산업을 국유화했던 라자로 카르데나스 정부 시절로 회귀를 지향

아르헨티나 경제 동향 및 회복 전망

사상 9번째 금융 위기를 앞두고 작년 말 페론주의 정권으로 교체된 아르헨티나는 올해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경제 셧다운 상황 속에서도 지난 9월 4일 현 페르난데스 정부가 해외 투자자들이 포함된 민간 채권단과 총 655억 달러 규모의 외화표시 국채에 대한 채무 조정에 최종 합의하면서 큰 불확실성 하나를 해소하였다. 이러한 협상의 성과로 채무 부담이 줄어들고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면서 2020년 아르헨티나 경제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는 오히려 나은 -11.2%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인플레이션은 42%로 예상되며, 실업률은 13.3%, GDP 대비 재정적자는 11.6%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7)

한편, 페르난데스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에너지 및 광산 개발을 확대하고, 농축산업 분야의 수출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2021년 경제성장률은 0.7% 소폭 반등이 기대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르헨티나 경제는 재정의 구조적 취약성과 함께 지난 3년간 겪은 경기 침체와 물가 및 환율 급등에 따른 충격 여파를 당장 극복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페르난데스 정부는 이번 민간 채무 협상 타결을 계기로 IMF와도 신속히 채무 조정을 마무리하려 할 것이나 이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르헨티나 경제가 디폴트 상황을 피하려면 최소 3년간 4% 이상 성장을 유지하면서 재정 적자를 획기적으로 줄이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구조조정과 지출 통제, 노동 및 연금 개혁을 요구하는 IMF 제안을 수용해야 하는데, 이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페론주의 성향이 반영된 정책들도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수입대체 산업화 측면에서 향후 메르코수르(MERCOSUR)8) 가 추진 중인 대외무역 협상은 좀 더 어려운 환경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작년 브라질과 타결된 자동차 FTA 발효 시점을 2020년에서 2029년으로 연기하였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 정부가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TA)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또한, 페르난데스 정부는 수출세 등 세금 인상을 확대하고, 페소화 환율의 약세가 지속됨에 따라 외환 통제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2021년 10월에 치르는 중간선거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에 대한 리더십을 평가하는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 여당이 양원 모두 승리할 경우, 향후 법안 통과 등은 유리해지겠지만, 현 부통령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의 키르츠네리즘(Kirchnerism)9) 이 당내 다수파가 될 경우,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리더십이 오히려 약화되거나 국정 주도권을 놓칠 수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7) 아르헨티나 통계청(INDEC) 및 재무부(Ministry of Treasury) 발표 자료를 참조
8) 메르코수르(MERCOSUR; 남미공동시장):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간 체결된 대외관세동맹
9) 아르헨티나 유일의 부부 대통령인 故 넥스토르 키르치너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현 부통령) 부부가 과거의 페론니즘을 계승 발전시킨 좌파 인기영합주의. 현 여당인 Partido Justicialista이 속하나, 당내 페론주의자들 중에서 반대하는 이들도 많음

종합 및 시사점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올해 중남미를 포함한 글로벌 경제는 사상 초유의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어, 과거 대공황이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메가톤급 경제 충격을 또 한 번 경험하였다. 더욱이, 이번 위기는 과거 두차례 위기와는 또 다른 속성으로서 민간 소비와 투자가 모두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실물 경기의 충격은 더 컸고, 백신이나 치료제의 개발 시기 및 보급 속도에 따라 장기간 지속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물론 전세계 각 국 정부의 대응도 과거와 달리, 특히 미국, EU 등 선진국들은 정부의 개입이 더 빨라졌으며, 발권력을 동원한 적극적인 조치로 과거보다 시장의 충격을 많이 줄이고, 단기간에 안정세로 돌아설 수 있도록 스마트하게 대응하고 있다. 중남미 국가들은, 재정 여력 부족과 통화 정책의 한계로 인해 코로나 확산 초기, 수동적인 대응과 몇몇 정책적 판단 실수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국가별 산업 구조 특성이나 펀더멘털 수준에 따라 충격의 정도가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각 국 정부의 성향에 따라서도 다른 처방을 내리게 되면서 향후 회복 속도도 다를 것이며, 극단적으로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나아가, 올해 말과 내년에 예정된 중남미 각 국의 국민투표나 중간 선거는 정부의 정책 지속성에 영향을 미치며, 결과에 따라서는 정부를 심판하는 잣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은 코로나19 방역 초기, 정부의 과감하고 적극적인 행정력과 한국 국민들의 높은 시민 의식이 결합되면서 대규모 확산을 막고, 진단 기술과 방역 체계를 오히려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로 활용하기도 하였으나, 향후 경제적 여파 측면에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한국 경제의 높은 대외 의존도로 인해 확산 초기, 환율 변동성이 커졌고, 해외 투자자들의 이탈 우려도 있었으나, 다행스럽게도 미국 연준의 빠른 통화스왑 조치 이후 지금까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국 경제도 전혀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며, 증시의 경우, 단 2개월만에 10년 전 수준으로 폭락을 경험할 만큼 한 때 큰 충격을 주기도 하였다. 현재와 같이 코로나 확산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경우, 언제든지 글로벌 신용 경색이 나타날 수 있다.

실물 경제에서는 비록 중국의 생산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하여도 글로벌 수요가 이미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중국의 생산 회복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수출 확대를 기대하는 한국과 중남미를 포함한 신흥국들이 이제는 수출만으로 경기 회복을 크게 앞당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중 갈등은 이제는 미국의 피해 의식까지 반영되면서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높으며, 경우에 따라서 일부 국가들은 반사 이익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미-중 대결 구도에 따른 글로벌 분업 체계의 분열은 신흥국들에게 위기와 기회 요인을 모두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진행될 탈(脫)중국화는 중국의 생산 감소로 이어져 신흥국들의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지만, 지역별 분업 체계(Regional Value Chain)가 잘 정착된 권역에서는 새로운 지역 생산 기지로서의 대안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미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인접하고 있는 멕시코와 중미-카리브해 국가들에게는 새로운 변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최근 수출 다각화에 관심이 많은 브라질과 태평양동맹 국가들은 또 다른 미래 파트너인 아시아와 교역 확대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참고자료]
오성주, “브라질 연금개혁 그 이후”, POSRI 이슈리포트, 2019.12. 9
오성주, “최근 중남미 정세변화와 경제 전망”, Emerics 기고문, 2020. 2
오성주, “South Korea Economic Policy & Outlook For COIVD-19 Crisis Recovery”, 한-라틴아메리카경제체제(SELA) 비디오 컨퍼런스 발표 자료, 2020. 5
박미정, “아르헨티나, 채무협상 타결로 디폴트 위기 해소”, 국제금융센터, 2020. 8
ECLAC, “Economic Survey of 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 Main conditioning factors of fiscal and monetary policies in the post-COVID-19 era”, 2020. 10

[참고문헌]
2019 중남미 지역기구 개황, 외교부, 2018.12
2020 라틴아메리카: 정치경제 위기와 민중의 동요, SNUILAS, 2020.7

[홈페이지]
CEPAL (www.cepal.org)
World Bank (www.worldbank.org)
IMF (www.imf.org)
IHS Connect (connect.ihs.com/home)
AMLO Official Site (lopezobrador.org.m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