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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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인프라 건설시장 진출 전망
해외건설협회 미주유럽실 백승선 차장
1. 서언: 기회의 땅, 중남미 건설 시장

15세기 말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중남미는 유럽 열강들의 침략과 지배를 받아왔다. 가장 먼저 탐험과 정복에 열을 올린 나라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었는데, 특히, 스페인은 16세기 말까지 브라질을 제외한 모든 중남미 지역을 정복하였다. 이들은 황금이 넘쳐난다는 엘도라도(El Dorado)를 찾아 중남미 지역 방방곡곡을 찾아 헤맸으나 모두 실패하였으며, 대항해 시대 이후 북아메리카에서 금광이 발견되어 서부 개척을 앞당기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였다.

광활한 영토와 거대한 천연자원 및 흥미로운 전설이 어우러져 중남미 지역은 오래 전부터 기회의 땅으로 인식되어 왔다. 해외 건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시장 다변화에 목말라 있는 우리 기업에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중남미 건설시장은 새로운 엘도라도가 될 수 있을까? 그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중남미 건설시장에 대한 현황과 코로나 이후 전망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2. 중남미 건설시장 동향
가. 개황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2021년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11.9조 불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점진적 경제 성장 및 건설 분야에 대한 투자 심리 회복과 각국의 경기 부양책 및 인프라 분야에 대한 투자 기대 등이 반영되었다. 전체 건설시장의 51.4%를 차지하는 아시아가 전년도 대비 6.6%를 성장하며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중 중남미 건설시장 규모는 전체의 약 3.8% 수준인 4,535억 불을 기록하며 전년도 대비 4.9% 성장이 예측된다.

< 그림 1. 중남미 전체 건설시장 규모 추이 >
(단위: 억불, %)
출처 : IHS Markit, 해외건설협회

중남미 주요 국가별 건설시장 예상 규모를 살펴보면 ’21년 기준 멕시코가 1,280억불로 가장 큰 28.2%를 차지하고 2위인 브라질이 1,249억불로 전체의 27.5%를 차지하는 등 이들 두 나라가 전체 중남미 건설시장의 55.7%를 차지하고 있다.

< 표 1. 중남미 주요국 건설시장 규모 >
(단위 : 10억불)
국가명 2019 2020 2021 2022 2023 2024 성장률(CAGR)
2019~2024
전세계(74국) 11,447.1 11,046.0 11,945.0 12,736.3 13,632.9 14,572.7 4.9%
Mexico 150.4 116.4 128.0 139.8 147.4 154.5 0.5%
Brazil 157.8 119.2 124.9 141.4 149.5 156.9 -0.1%
Colombia 49.8 39.2 42.6 45.3 48.7 52.7 1.1%
Chile 41.8 32.5 34.4 36.7 39.9 42.6 0.4%
Panama 35.1 32.9 34.3 35.5 36.8 38.1 1.6%
Peru 29.8 21.8 21.1 22.8 24.2 25.7 -2.9%
Argentina 37.8 23.1 16.6 17.5 18.1 20.4 -11.6%
Ecuador 19.3 18.7 18.7 19.6 20.3 21.1 1.8%
Uruguay 11.9 10.1 10.8 11.0 11.3 11.6 -0.5%
Venezuela 5.7 6.2 9.9 15.6 19.4 21.8 30.6%
Costa Rica 7.1 6.5 6.6 6.7 6.8 6.9 -0.5%
Honduras 3.1 3.0 3.2 3.3 3.4 3.5 2.8%
Bolivia 3.2 2.7 2.4 2.6 2.8 3.0 -0.8%
중남미국가 552.9 432.3 453.5 497.6 528.7 559.0 22.5%
성장률 -25.7% -22% 4.9% 9.7% 6.3% 5.7%
출처 : IHS Markit(2020.12)

중남미 건설시장은 전년과 동일하게 스페인 등 유럽기업들의 진출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미국 ENR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해외건설기업의 중남미 건설시장 시공분야 점유율은 스페인이 87.7억불의 매출을 올려 점유율 32.8%로 1위를 차지하였다. 여기에 프랑스(7.8%), 영국(5.2%) 등의 매출액을 모두 합칠 경우, 유럽 건설사들의 중남미 시장 점유율은 60.3%에 달한다. 그 외 차관을 기반으로 중남미 시장을 적극 공략해 온 중국 기업이 63.4억불의 매출로 점유율 2위(23.7%), 정치적 영향력을 기반으로 한 미국이 30.9억불로 3위(11.5%)를 차지하였고, 한국은 3.8억불(1.4%)로 외국기업 중 8위를 기록하였다.

< 표 2. 지역별 매출 점유율 순위 >
(단위: %)
순위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2018년 2019년 2018년 2019년 2018년 2019년
1 중국(21.2) 중국(24.7) 중국(40.8) 중국(43.4) 중국(60.9) 중국(61.9)
2 한국(15.4) 한국(14.5) 스페인(12.3) 스페인(12.4) 터키(5.6) 프랑스(6.4)
3 터키(10.4) 터키(12.6) 한국(10.1) 독일(9.4) 프랑스(5.5) 터키(4.6)
4 스페인(8.6) 스페인(9.6) 독일(9.7) 한국(9.0) 이태리(3.7) 미국(3.3)
5 미국(8.0) 영국(6.9) 일본(6.7) 일본(7.3) 미국(3.5) 이태리(3.0)
... 6위: 한국(2.6) 7위: 한국(2.0)
순위 중남미 기타지역(2019년)
2018년 2019년 미국 캐나다 유럽
1 스페인(29.9) 스페인(32.8) 스페인(31.3) 미국(44.1) 프랑스(25.0)
2 중국(24.3) 중국(23.7) 독일(22.0) 프랑스(21.4) 스페인(13.2)
3 미국(11.8) 미국(11.5) 일본(9.5) 스페인(13.7) 터키(7.8)
4 프랑스(6.4) 프랑스(7.8) 프랑스(6.3) 일본(6.3) 네덜란드(6.2)
5 영국(3.7) 영국(5.2) 영국(5.3) 독일(5.4) 영국(5.0)
... 7위: 한국(2.4) 8위: 한국(1.4) 10위: 한국(0.4) 8위: 한국(0.9) 10위: 한국(1.1)
출처 : 2020 ENR The Top 250, 지역별 매출액 기준

* 지역별 매출규모 : 아시아 1,252.2억불(26.5%) > 유럽 1,058.3억불(22.4%) > 미국 713.8억불(15.1%) > 중동 712.1억불(15.1%) > 아프리카 552.3억불(11.7%) > 중남미 267.9억불(5.7%) > 캐나다 170.6억불(3.6%) > 남북극 또는 미지정 지역 3.5억불(0.1%)


나. 코로나 이후 중남미 건설시장 이슈

ㅇ 코로나로 인한 경제사회적 피해

작년 초 발생한 세계적인 재난 상황인 코로나19의 충격은 중남미 내 국가들도 전염병의 피해를 피할 수는 없었다. 특히, 중남미 지역은 ▴국가 보건의료 인프라 부족*, ▴정부의 미흡한 방역대책, ▴전염병에 대한 인식 부족 등으로 확산세가 역내에 급속하게 퍼지는 원인이 되었다. 지난 5.22 기준, 중남미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100만명을 기록하였다. 이는 전 세계 인구 비중 8% 수준인 중남미에서 전 세계 사망자의 약 29%가 발생한 것으로, 특히 사망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브라질로 44만 명 이상이 사망하였다.
* 중남미국 보건의료 지출은 GDP의 2.2% 수준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보다 매우 낮음

코로나19의 예상치 못한 장기화에 따른 범세계적인 영향으로 역사상 유례없는 공급과 수요의 양방향적 위축 현상이 발생하면서 지난 2008년∼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세계 경제의 침체가 한층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중남미의 상황은 ▴코로나19 재확산, ▴백신 보급 지연*, ▴국가 부채 가중, ▴기후변화 및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과 빈곤 증가 확대로 인하여 공공부채, 실업률 상승 등 사회 및 경제적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상태다.
* 낮은 백신 도입ㆍ보급률로 인해 최소 2022년 중반까지 광범위한 백신 접종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 이로 인해 중남미는 경제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

< 표 3. 중남미 주요 국가 확진자 및 사망자 현황 >
국가 확진자(명) 사망자(명) 사망률
인원 발생률 인원 발생률
브라질 15,894,094 7476 444,094 208.9 2.8
아르헨티나 3,447,044 7626 72,699 160.8 2.1
콜롬비아 3,177,212 6242 83,233 163.5 2.6
멕시코 2,390,140 1854 221,080 171.5 9.2
페루 1,910,360 5789 67,253 203.8 3.5
칠레 1,315,913 6890 28,290 148.1 2.1
출처 : 한국질병관리청(’21. 5. 23 기준)

* 발생률 : 인구 10만 명당 수치임


ㅇ 정치 리스크 심화

중남미 지역의 정치 불안은 ’20년에 지속 발생한 반정부 시위와 최근까지 계획된 대선·총선 등의 정치 리스크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남미 지역 인프라 조사 전문기관인 BNamericas는 ’21년 중남미 주요 국가들의 분야별 리스크를 아래와 같이 발표한 바 있다.

< 표 4. ’21년 중남미 주요국 분야별 리스크 전망 >
국가 경제 광물 에너지 ICT 인프라 정치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칠레
출처 : BNamericas(2020.11)

항목 : High risk : ● / Low risk : ○ / Normal : ◎


① 콜롬비아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반발하며 지난 4.28 발생한 시위는 콜롬비아 전역은 물론 스페인과 칠레 등에 거주하는 콜롬비아인들도 참여할 정도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번졌다. 시위가 격해지면서 사상자가 속출하였으며, 경제적인 피해도 커지고 있다. 콜롬비아 정부는 시위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약 30억불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는 ’20년 콜롬비아 GDP의 1.2%에 달한다. 앞서 콜롬비아 정부는 향후 9년간 60억불 이상의 세수를 추가로 거둬들이기 위해 소득세 징수 대상을 늘리고, 부가가치세 부과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개편을 추진하였으나 세 부담이 늘어나는 중산층 이하에서 폭넓은 반발이 발생하였으며, 코로나19로 심화한 빈곤과 불평등 등에 대한 분노와 불만이 터지며 시위가 더욱 격렬해졌다.

② 브라질
’22년 대선이 예정 되어 있다. 중도파의 정치적 입지 강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남미 대표 좌파 수장인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5.20 언론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바 있다. 또한 법원이 부패 협의로 부과된 실형 선고를 최종 무효화하면서 극우 성향의 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의 경쟁 구도가 완성되었다. 룰라는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로 1,2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아 ’18.4월에 수감되었으나, 연방대법원이 위헌 판단을 내리면서 이듬해 11월 석방되었다.

③ 페루
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 지난 4.11 감행된 페루 총선 및 대선 결과는 어느 정당 및 후보도 과반수 이상을 획득하지 못했다. 총선의 경우 사회주의 정당을 표방하는 자유페루당(Perú Libre)이 14%, 보수 성향의 국민권력당(Fuerza Popular)이 11.1%의 득표율을 얻으며 1, 2위를 차지하였다. 대선의 경우도 총선과 마찬가지로 과반수 이상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 페루 선거법에 따라 1차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한 후보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2차 결선투표를 진행해야 하며, 오는 6월 6일에 당선이 결정될 예정이다. 급진좌파라고 불리는 카스티요와 보수진영의 대표 인물인 후지모리 후보의 대결에서 누가 승리자가 될 것인지, 누가 분열된 페루 민심을 원만하게 통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④ 칠레
지난 5.15~16일에 제헌의회 선거가 치러져 기존 정당과 무관한 무소속 후보 48명이 당선되며 총 155석 중 가장 많은 의석(31%)을 차지, 피노체트 독재 이후 면면히 이어져 온 낡은 정치에 대한 결별과 변화에 대한 민의가 잘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19.10월에 발생한 지하철 요금 인상을 반대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정치적 변화를 바라는 칠레 국민의 열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ㅇ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을 위한 인프라 투자 활성화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사태로 야기된 급속한 경기하락 및 침체를 방어하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 개발을 통한 슈퍼 경기부양책을 모색 중에 있으며, 이러한 노력은 중남미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중남미 건설 시장은 거시 경제 여건 개선, 제조 및 산업플랜트에 대한 투자 증가,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의 추진 등을 통해 건설 산업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어 ’22년부터 점진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 표 5. 포스트 코로나19 주요 인프라 투자 계획 >
국가 내 용
브라질 57.5억불(70여건 인프라사업, BR-163/364 고속도로, 산토스항구, 준설 등)
멕시코 151억불(마야 철도(67억불), 필리페앙헬레스공항(34억불), 도심 철도 등)
콜롬비아 220억불(도로, 철도, 운하, 공항 등 5G 인프라계획, 인프라청 60억불 PPP 추진)
칠레 36억불(14개 주요 인프라사업 추진)
페루 27억불(국가인프라 계획 주요 56개 사업(27억불) 추진, * 리마 메트로 3, 4 및 중앙고속도로 제외)
아르헨티나 국영석유(YPF) 투자(28억불) 철회, 270개 공공 프로젝트 추진

① 브라질
브라질 건설시장은 주택, 교통 및 에너지 수송 인프라와 공공건축 부문 규모가 대부분인데(전체 시장의 80% 이상), 공공건축을 제외하고, 모두 ’21년도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봉쇄조치와 관련 정부지출 및 민간투자 감소 등에 기인한다. ’20년 브라질 건설 지출은 전년대비 –7.6%로 크게 감소했으며, ’21년에도 그 여파는 지속되어 –0.8%의 역성장이 예상돼 ’22년이 되어야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14년 Petrobras 뇌물수수 사건으로 시작된 Lava Jato 수사가 오데브레시(Odebrecht) 뇌물사건으로 번지면서, 기존 브라질 주요 건설사들의 독점 시장구조가 재편되는 등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업환경이 변화되고 있다.

② 멕시코
’20년 멕시코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출입의 20% 감소, 관광수입 50% 감소 등 중남미에서 가장 큰 경제적 타격을 입은 국가 중 하나로, ’15년 이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하지만, 멕시코의 1위 교역국이자 투자국인 미국이 바이든 당선으로 멕시코 통상환경 및 대미관계는 대체로 긍정적이고 원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 대선 이후 페소화 가치가 상승하였고, USMCA의 발효로 미국과의 관계는 더욱 강화되고, 미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통한 경제활성화 정책은 멕시코 통상환경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1년 건설시장 규모는 1,154억불로, ▴거시 경제 여건 개선, ▴제조 및 산업플랜트에 대한 투자 증가, ▴국가개발프로그램(PNI)*의 본격적 추진,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의 추진 등을 통해 건설산업이 회복될 것으로 보이며, ’22년부터 점진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 PNI(Programa Nacional de Infraestructura) : 지난 ’21.2.26. 멕시코 정부는 260억불(5,250억 페소) 규모의 ‘국가개발 프로그램(PNI)’ 1, 2단계 사업을 추진 계획을 발표. 1단계에는 39개 사업이, 2단계에는 29개 사업이 각각 포함되었으며, 내용은 인프라 확충과 에너지 관련 사업으로 구성

③ 콜롬비아
저유가로 인한 정유 플랜트 발주 감소 등으로 GDP 대비 건설시장 비중은 감소하고 있으나, ’20년 392억불 대비 8.7% 증가한 426억불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건설시장의 성장 동력 중 하나인 인구는 2012년 대비 11.3% 증가한 51.3백만 명이며, 도시화율은 81%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콜롬비아 정부는 2021년 국가예산(안)에 인프라 투자 관련 예산을 약 53천억 페소(약 1억 37백만불)로 배정하였으며 이는 전년 대비 23% 증가한 수치로 인프라 투자를 통한 경제 재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④ 페루
페루 중앙은행(BCRP)이 지난 해 12월에 발표한 경제지표(Panorama actual y proyecciones macroeconomicas 2020-2022)에 따르면, ’21년 페루는 11.5%의 경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건설시장은 최근 10년간(’10∼’19년) 연평균 4.6% 성장했으며 주요 산업인 광업, 수산업과 함께 경제성장을 견인하였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21년은 3.7%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2차 대선이 진행 중으로 급진좌파 페루자유당 후보인 페드로 카스트로가 선두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보수 우파인 케이코 후지모리 후보가 막판 역전을 노리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프라 프로젝트 추진 동력 확보가 불확실 되고 있다. 즉, 발주 예정이었던 리마 메트로 3호선, 리마 메트로 4호선 사업이 잠정중단 된 것도 이러한 영향이 있다.

⑤ 칠레
대규모 시위 등 정치·사회 불안과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경제위기와 함께 현장 폐쇄, 투자 연기 등으로 ’20년 칠레 건설시장은 전년대비 –19.5%로 크게 감소했으며, ’21년에도 코로나19 여파 뿐 아니라 개헌 및 대선과 같은 정치적 리스크로 2.7%의 미미한 성장세를 보인 후 ’22년이 되어야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8월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와 실업률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 동안 교통, 수자원, 사회 및 보건 인프라 중심으로 약 340억불 규모의 공공투자를 포함한 “단계별(Paso a Paso)” 경제 재활성화 계획을 발표하는 등 경제 재건을 꾀하고 있다.

⑥ 아르헨티나
코로나19 사태로 붕괴된 경제를 회복하기 위한 경기부양 및 ’21년 말 예정된 총선을 통한 포퓰리즘 정책 추진 등으로 경기 활성화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28년까지 총 480억불(200억불의 민간투자 및 280억불의 정부, 개발은행의 파이낸싱)의 투자유치 등 인프라 투자 추진 계획을 발표하는 등 고용창출 및 경기부양에 힘쓰고 있다.

⑦ 파나마
’20년 파나마의 건설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시행된 국경봉쇄 및 락다운 등 조치로 3월말부터 9월 중순까지 약 6개월간 건설 활동이 금지되는 등 급격한 위축과 침체를 기록하였다. 그러나, ’21년에는 파나마시티 메트로 3호선 건설이 진행되고, 코로나19로 인한 재정압박에 추진이 중단되었던 파나마 운하 제4교량 사업 시행 등으로 건설 침체가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인프라 예산이 242억불로 확정된 가운데 77억불이 공공투자 분야에 사용될 예정이고, 나머지 예산은 공공사업부(MOP), 메트로청, 전력공사(Etesa), 토쿠멘공항운영공사, 대중교통청 등에 할당되어 인프라 사업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3. 우리기업의 건설시장 진출 동향

우리기업의 중남미 지역 총 누적 건설수주액은 금년 4월까지 약 472억불(544건)이며, 이는 우리 전체 해외수주액 8,786억불의 약 5.4%를 차지한다. 지역별 수주 상황으로 보면 중남미는 중동 4,548억불(51.8%), 아시아 2,872억불(32.7%)에 이은 세 번째로 수주액이 큰 지역이다.

< 표 6. 우리기업의 지역별 해외건설 수주 규모 >
(단위: 억불)
구분 1965∼2020년 2018 2019 2020 2021.1∼4
건수 수주액 비중(%)
합계 14,395 8,786 100.0 321.1 223.2 351.3 95.6
중동 3,726 4,548 51.8 92.0 47.6 133.0 40.6
아시아 7,906 2,872 32.7 162.1 125.3 115.8 28.1
중남미 544 472 5.4 7.3 2.8 69.2 5.1
북미, 태평양 740 341 3.9 10.4 5.7 5.5 15.0
아프리카 820 275 3.1 12.2 17.1 12.0 0.6
유럽 659 278 3.2 37.1 24.7 16.0 6.1
출처 : 해외건설협회 2021. 4월말 기준
< 그림 2. 2020년 지역별 수주현황 >
(단위 : %)
출처 : 해외건설협회

현재까지 우리기업 수주액이 가장 큰 국가는 베네수엘라(124.9억불)이며 다음으로 멕시코(101.1억불), 칠레(71.1억불), 브라질(66.9억불), 파나마(41.3억불), 에콰도르(12.5억불) 등 순이다. 공종별로는 석유화학 및 발전소 등 플랜트 사업수주액이 400.1억불로 전체의 84.8%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으로는 토목분야 46.7억불(9.9%), 건축분야가 19.4억불(4.1%)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우리 건설 기업은 중남미에서 69억불을 수주하며 전체 해외수주액의 약 20%를 차지하는 높은 실적을 거두었다. 이는 2019년 대비 24배가 증가한 실적이며, 중남미 최대 수주실적이었던 2014년의 68억불을 6년 만에 경신한 성과이기도 하다. 이러한 급격한 수주 실적 상승의 배경에는 파나마에서 28억불 규모의 '메트로 3호선 사업' 및 멕시코의 37억불 규모의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사업 수주에 크게 기인한다.

4. 결어

전통적으로 중남미 시장은 우리에게 지리적으로 가장 먼, 언어적 환경의 제약(스페인어, 포르투갈어)과 오랜 기간 유지되고 있는 중남미의 정치·경제적 불안정 등에 따른 진출에 제약이 큰 건설 시장이었다. 이에 반하여, 중남미 지역은 수익성 위주의 해외진출 전략에서 벗어나, PMO, FEED 사업 등 선진기업 수주방식을 학습해 온 기회의 땅이기도 하였다. 우리 해외건설 기업들은 앞서 언급한 대로 ’20년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하고, 중남미에서 69억불(전체 해외수주액의 약 20% 수준) 수주를 달성하며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였는데, 이는 우리 해외건설 시장으로서 중남미 시장의 잠재 가능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최근 중남미 각국 정부에서는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투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사업이 민간투자를 동반하는 PPP 방식이어서 민간투자를 잘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큰 과제로 남아 있으나, 건설 시장 경쟁력이 높은 한국 해외건설 기업들에게 많은 사업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중남미 지역에서 우리의 이미지 개선과 새로운 사업기회의 증가로 입찰 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만큼 새로운 먹거리 시장이자 엘도라도로서 중남미 건설시장의 가능성은 열려있다.

성공적인 중남미 건설 시장 진출을 위해서 우리 해외건설 기업과 정부는 ▴적극적인 현지화 구축, ▴금융조달 능력 제고, ▴민관협력사업(PPP) 참여 확대 및 ▴공기업과 민간기업, 현지 대사관, 협회 등 유관기관 간의 협력 확대를 통한 공동진출 활성화(Team Korea) 등의 다양한 진출 전략을 모색하는 등 전략적인 사업 참여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