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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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페루 경제 동향 및 경제정책 방향
주페루대한민국대사관 이시몬 상무관
페루의 경제 동향 및 전망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내부 정치‧사회적 갈등 등 대내외적 영향으로 2022년 페루 경제성장(GDP)은 2.7%에 그쳐 전년 대비 다소 둔화된 양상을 보였다. 페루 경제는 교역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적 요인에 큰 영향을 받았으며, 저조한 수출 실적도 경제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페루 교역을 살펴보면 ’22년 하반기부터 수출이 급감했고,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수입도 지속 증가한 결과, 약 9.7억 불의 무역수지 적자를 시현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2022.12월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신정부 출범 이후 지속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로 인해 2023년 1분기까지는 페루 경제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2월에 시작된 시위로 인한 물적 피해는 도로 봉쇄, 공항 등 주요 공공인프라 시설 점거 이외에도 원유수송관 및 광산 부대시설 파손 등 민간기업 시설로까지 확대되면서 경제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2022.12월 리마 수도권 물가지수는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전년 동월 대비 8.5% 증가)했다. 다만, 칠레, 콜롬비아 등 남미 타 국가들보다는 낮은 수치로서, 경제 전문가들은 이를 페루중앙은행(BCRP)의 적극적인 통화 및 재정 안정화 정책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022년 정부 부채 및 재정적자 비율은 전년 대비 개선되었으며, 페루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2023년 1월까지 18개월째 지속 인상해 오고 있다.

공공투자는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 확대된 결과 전년 대비 16% 증가하였으며, 2022년 민간투자는 2021년 대비 9% 증가하였다. 그러나 페루 경제의 핵심산업인 광업 분야의 민간투자는 다소 약화하여 2022년의 경우, 전년 대비 5% 증가하였다. 고용 규모, 실업률 등 고용 분야의 양적 측면은 개선되고 있으나, 불완전 고용 등 고용의 질적 지표는 팬데믹 이전보다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경제 유관 기관들은 금년 페루 경제성장이 2022년보다 더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페루중앙은행은 2023년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으며(2022년 12월 기준), 이는 2022.9월 당시 전망(3.0%)보다 하향 조정된 수치이다. 금년에도 지속될 고물가, 고금리, 세계 경기 둔화 등 부정적인 대외여건이 경제성장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 둔화, 민간소비 추세, 광물 생산 확대 등이 주요 경제성장 변수이다. 물가 상승세는 2022년 하반기부터 완화되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통화 긴축정책 지속 추진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다. 2022년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민간소비는 정부의 보조금 지급 확대로 인한 진작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으나, 정세 불안에 따른 부정적인 전망도 혼재해 있다.

페루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작년 12월 출범한 디나 볼루아르테 신정부는 반정부 시위 등이 초래한 정세 불안 장기화에 따른 투자 및 소비심리 악화를 우려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해소 여부가 향후 경제 안정화 및 활성화에 중요한 사안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볼루아르테 정부는 예산 집행률 제고, 서민 대상 보조금 지급, 신규 프로젝트 발굴 등을 통해 정국 안정화를 모색 중이다.

이에 따라 2023년 정부 예산을 전년 대비 9.0% 증가한 565억 불로 편성하였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지방정부 예산이 큰 폭으로 증가(27.2%)한 점이 두드러진다. 이는 지방의 지지도가 높았던 카스티요 전 정부의 방향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예산의 우선 투자 분야로 ①교육의 접근성 및 질적 제고, ②보건의료 여건 개선, ③교통서비스 및 도로 인프라 관리의 질적 제고, ④빈곤완화 및 사회 보호망 강화, ⑤주택·위생 인프라 확충, ⑥농업 경쟁력 강화, ⑦기업의 고용 및 생산성 향상 등 7가지 분야를 제시하였다.

주요 분야별 지원내용은 다음과 같다. 교육 분야에서는 교육시설 및 장비 확충, 교사 역량 강화 등을 지원하고, 보건·의료 분야의 경우 의료시설의 질적·양적 제고, 암 조기 진단 및 치료 인프라 확대 등에 중점 투자한다. 교통 분야는 도로 등 교통인프라 확충 및 교통 시스템의 효율성 제고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으며, 주택·위생 분야는 대출 등을 활용한 주거시설 확충, 상·하수도 인프라 접근성 제고, 해수 담수화 플랜트 등을 통한 수원 확보 등에 투자될 예정이다.

이러한 예산 확대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의 투자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하며, 반면 민간투자는 6.1%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2023년 광업 분야 민간투자는 2022년 대비 12.7%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광업투자는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페루 정부는 팬데믹이 완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여건 악화 등으로 경제 회복속도가 미진하자, 2022년 9월 경제 회복 및 경제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경제촉진정책(Impulso Perú)을 수립·발표하였다. 동 정책은 수요, 소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하여 민간소비를 지원하는 소득 지원정책과 민간·공공투자를 촉진하는 지출정책 등으로 구분되며, 투자 효율화를 위하여 공공투자 지원제도를 정비하고 연료비 보조금 지원 등 서민 생계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36개 세부 실행조치를 제시하고 있다. 동 계획에 따르면 민관투자사업(PPP)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정부 간 계약(G2G)에서 활용되고 있는 PMO(Project Management Office) 모델을 도입한 프로젝트 특별관리조직(OEGEP)을 신설하고, 교통 인프라 및 주택·위생 분야 프로젝트 지연의 주요 요인인 토지 수용을 신속히 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소기업(MYPE)에 대한 금융 지원 프로그램 마련, R&D 투자 인센티브 지급 등 시책을 추진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경제 구조개혁의 일환으로서, 최저임금 지급, 세금 납부 등 관련 법령·제도를 충족하는 공식 경제로의 전환을 도모하기 위해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할 예정이다. 페루 통계청(INEI)에 따르면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사업장, 소득세 등 세금 납부를 하지 않는 부문 등 비공식 경제비율은 2021년 76.8%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후, 페루 정부는 2022년 10월 ‘Impulso Perú’ 정책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인프라 격차 해소를 위한 ‘국가인프라 개발계획 2022-2025(PNISC)’을 발표했으며, 동 계획에는 우선 추진이 필요한 인프라 사업 총 72개(약 366억 불) 프로젝트가 제시되어 있다. 특히 72개 사업 중에는 우리기업의 관심이 높은 리마 메트로 3호선(약 50억 불) 건설사업도 포함되어 있어 향후 입찰 추진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볼루아르테 신정부는 글로벌 성장 둔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 등 어려운 대외여건 하에 신속한 대응을 위한 경제 활성화 정책(Con Punche Perú)을 발표(’22.12월)하였다. 동 정책에는 가계 경제, 지역경제, 대외여건에 취약한 분야 등 3가지 부문 활성화를 위하여 19개 조치가 제시되어 있다. 페루 정부는 동 정책 추진을 위한 소요 재원은 약 15억 불이며, 2023년 상반기 페루 GDP의 1.2%P를 견인하고 1년 이내 13만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Con Punche Perú’ 정책은 2022년 9월 발표한 ‘Impulso Perú’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6개월 이내 시행할 수 있는 단기적 경기 진작 수단의 성격을 띠고 있다.

첫 번째, 가계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빈곤층,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의료, 교육, 연료비 등을 지원하고 에너지 이용 접근성 제고를 위해 천연가스 공급 배관망 구축을 확대할 계획이다. 두 번째,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금년 1월 출범한 지방정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상반기 예산 집행률 제고를 위한 역량 강화, 예산 집행체계 효율화 등 조치를 시행하고, 금년 중 사업 재원이 확보되어 있지 않으나 지역별로 우선 추진이 필요한 프로젝트를 발굴하여 추가 재원 확보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부패 등 여러 사유로 중단된 프로젝트 중 지역경제 기여도 등 효과성이 높은 사업을 재추진할 예정이다. 세 번째, 페루 정부는 대외여건의 영향으로 취약해진 중소기업, 관광, 섬유 및 의류 분야 등에 대한 금융 지원 기간을 연장하고, 페루의 주요 산업인 관광 및 농업 활성화를 위해 지방 공항 인프라 개선, 농업 관개 인프라 확충 등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

3월 현재 반정부 시위는 시위 초기보다는 약화되었으며, 현 볼루아르테 정부 내각도 안정화되어 가고 있으나, 금년 초 페루 국회 회기 종료로 중단되었던 조기 대선 변수는 여전히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잔존해 있다. 최근 발표한 경제 활성화 정책의 차질 없는 이행 등을 통해 정부가 신뢰를 쌓고, 악화된 투자심리도 다소 완화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