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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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 농업 현황과 KoCARIP을 통한 농업기술 혁신
농촌진흥청 국제기술협력과 이경태 과장
서론

대부분 작은 섬들로 구성된 카리브지역은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있어 기후변화에 취약하다. 따라서 이 지역의 농업으로는 지속적으로 충분한 식량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1973년에 설립된 카리브공동체(CARICOM)는 농업 분야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다양한 국제 협력과 지원을 모색하고 있으며, 한국의 농촌진흥청은 CARICOM과 함께 ‘한-카리브 농업연구혁신플랫폼(KoCARIP)’을 통한 농업기술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본 고에서는 카리브 농업의 현황을 살펴보고, 한국과 카리브 간의 농업기술 협력의 필요성과 전망을 논의하고자 한다.

카리브 농업의 현황

카리브지역의 농업은 대체로 소규모 농가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전체 농가의 약 90%가 2ha 이하의 농지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구조는 농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도 꼽힌다. 또한, 낮은 농업기술 수준과 연구 역량 부족, 취약한 농산물 시장, 농민 단체의 부재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자연스레 높은 식량 수입 의존도로 연결된다. 대부분의 카리브 국가들은 자국 내 농업 생산만으로는 식량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해 많은 양의 식량을 수입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농업기술과 연구 개발 수준은 매우 낮아 대부분의 농가는 전통적인 농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개량 품종의 부족, 선진 경작법 전수 부실, 낮은 병해충 관리 및 모니터링 역량 등의 문제로 이어져, 양질의 농산물 생산과 농업 생산성 향상을 저해하고 있다.

농업 현황을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탕수수, 바나나, 커피, 코코아 등의 전통적인 작물 재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러나 이러한 작물들은 기후변화와 글로벌 시장 변동에 영향을 받아 생산량이 불안정하다. 특히, 유럽연합(EU)의 무역 정책 변화로 인해 카리브지역의 주요 수출 품목인 설탕과 바나나의 수출량이 많이 줄어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 그 결과, 농업 다변화를 통해 식량 안보를 강화하고 농업 경제를 안정화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한편 카리브지역 내에서도 국가별로 농업 환경과 발전 정도에 큰 차이를 보인다. 벨리즈와 가이아나는 비교적 넓은 농지와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며, 농업 생산성이 높은 편이다. 반면, 바베이도스와 바하마는 식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도미니카연방과 아이티의 농업은 소규모 자급농 중심으로 운영되며, 기후변화와 자연재해로 인해 농업 생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여, 대 카리브 농업 협력을 위해 카리브 공통의 농업 현안에 집중하면서도 각국의 특성에 맞춘 맞춤형 농업기술 개발과 지원이 필요하다.

< 카리브 연안국별 농업 현황 비교 >
국가명 농업 관련 항목
농업 GDP
(백만 USD)
비중(%) 농경지
(ha)
농업인구
(비율, %)
농산물 수입
(백만 USD)
농업 ODA
(백만 USD)
앤티가바부다 36.5 2 9,000 - 26.3 8.2
바하마 73.8 0.6 13,000 3 107 -
바베이도스 82.9 1.5 10,000 3 81.4 -
벨리즈 220.2 7.8 182,000 3 43.6 1.2
도미니카연방 6,571.5 5.8 2,429,000 7.71 4.25 10.1
그레나다 50.4 4.1 8,000 11 39.8 5.9
가이아나 1,476.2 10 1,043,000 12 110 2.0
아이티 4,106.5 20.3 17,950 46 496 464.6
자메이카 1,384.8 8.1 4,170 15 391 3.0
세인트키츠네비스 11.8 1.2 60 - 5.2 0.1
세인트루시아 33.8 1.4 99 11 20.9 11.7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 44.3 4.7 70 10 18.9 9.7
수리남 91.8 8.1 780 8 49.6 4.5
자료: 농업 GDP, 농업인구-World Bank(2022), 농경지 면적-World Bank(2021),
농산물 수입 규모-OEC(2022)를 참고하여 재구성
한국과 카리브 간의 농업기술 협력

한국과 카리브지역 간 농업기술 협력은 양 지역의 상호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다. 카리브지역의 농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진 농업기술과 연구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며, 농촌진흥청은 이를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이다. 농촌진흥청이 보유한 농업기술 발전과 식량 안보 대응에 대한 경험, 스마트 농업, 병해충 관리, 품종 개량 등의 기술을 카리브지역에 전수함으로써 카리브의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식량 안보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농촌진흥청은 KoCARIP을 통해 카리브 지역과의 농업기술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2025년 출범 예정인 KoCARIP은 CARICOM과 협력하여 카리브지역의 농업 생산성 향상, 기후변화 대응, 농업기술 전수를 목표로 중‧장기적인 협력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카리브 14개국에 지소를 둔 카리브 농업개발연구소(CARDI)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각 국가로 협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KoCARIP은 원예 작물의 재배 기술과 수확 후 관리 기술협력 연구 및 전수를 통해 농산물의 품질을 개선하고, 유통 과정에서의 손실을 최소화하여 역내 식량 자급 개선에 기여하고자 한다.

또한, KoCARIP은 농촌지도 시스템 연구와 개발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농촌지도 시스템은 농민들에게 필요한 기술과 정보를 제공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카리브 농민들은 최신 농업기술과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으며, 이를 실제 농업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체계는 농민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맺음말

CARICOM의 ‘25 by 2025’는 카리브지역의 식량 수입 의존도를 2025년까지 25%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목표는 카리브 국가들이 식량 자급자족과 농업 발전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위해 KoCARIP과 같은 국제협력 프로그램은 필수다. 앞으로 KoCARIP은 양 지역 간의 지속적인 협력과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카리브지역의 농업 발전과 경제 성장을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KoCARIP 활동을 통해 급격한 기후변화 환경에 처할 수 있는 우리나라 농업도 보존력을 가질 수 있는 기술을 축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정부합동 중남미 농업·토지협력사절단 CARICOM 사무국 방문(23.3월) >
자료: 농촌진흥청


참고문헌

- Saint Ville AS, Hickey GM, Phillip LE. Addressing food and nutrition insecurity in the Caribbean through domestic smallholder farming system innovation. Regional Environmental Change. 2015. 15, 1325-39.
- Lachaud MA, Bravo-Ureta BE, Ludena CE. Economic effects of climate change on agricultural production and productivity in 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 (LAC). Agricultural Economics. 2022. 53:321-332.
- FAO. The State of Food Insecurity of the CARICOM Caribbean, 2015.
- https://caricom.org/ 25 by 2025 reduction in the regional food bill.
- FAO and CDB. Study on the State of Agriculture in the Caribbean.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