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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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관세정책에 대한 멕시코 대응 현황 및 함의
주멕시코대한민국대사관 이진우 상무관
1. 서론

멕시코는 지난해까지 USMCA와 지리적 인접성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각광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북미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국가들의 해외직접투자 유입이 몰려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금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 이후, 관세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하였고 對멕시코 관세 조치가 발효되면서 멕시코 또한 불확실한 무역환경에 처하게 되었다.

멕시코는 NAFTA1) 체결 이후, 30년 가까이 미국과의 공급망 연계가 심화되어 왔으며 2023년에는 미국의 제1의 수입대상국이 되고 멕시코의 對미 수출액이 전체 수출액의 83%를 차지하는 등 對미 의존도가 높아졌다. 그러나 높은 對미 의존도는 미국 시장 수출에 제약이 발생하거나 미국 시장이 불황인 경우, 멕시코 경제의 활력을 크게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1) NAFTA(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는 1994년 1월 1일 발효된 북미자유무역협정으로, USMCA의 전신

최근에는 무역정책이 단순히 무역적자를 해소하고 부를 축적하는 수단이 아니라, 글로벌 패권 경쟁, 공급망 확보 등에서 상대국에 대응하기 위한 무기로 작용하고 있어 멕시코에서도 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멕시코의 경제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정부 당국자도 무역정책의 무기화에 대한 인식을 함께 하며2), 관세 면제를 위한 미국과의 협상에 집중하는 한편, 공급망 확보 등의 차원에서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 멕시코 경제부 관계자(María de Haas 국제협력국장)는 최근 경제단체 포럼(5.15, COMCE 주관)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미 관세정책을 포함하여 무역정책 수단이 점차 무기화되고 있는 상황으로 평가

2. 미 트럼프 행정부의 對멕시코 관세부과

미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에 펜타닐·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지난 3월 6일 USMCA를 충족하지 않는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였으며, 미국 내 산업 재건과 국가안보를 목적으로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50% 관세부과, USMCA 미준수 자동차·자동차부품에 대한 25%의 관세부과를 시행 중이다(6월 7일 기준).

이에 대해 멕시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대통령은 ‘굴종 없는 협력’과 ‘대화를 통한 협상’을 기본 방향으로 펜타닐 유입 차단과 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에 대한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멕시코산 제품의 관세 면제를 위한 협상을 지속해 왔다. 멕시코의 차분한 대응은 미국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한 다른 국가들과는 차별화되는 점이며, 이러한 협상 노력의 결과, 당초 트럼프 행정부의 공언과는 달리 USMCA를 준수하는 제품에 대한 전면적인 관세부과는 면제된 상황이다.

이러한 조치는 멕시코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 예컨대 자동차(기아), 전자(삼성·LG), 철강(포스코) 등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멕시코에 생산시설을 구축해 對미 수출을 진행 중인바, 트럼프 행정부 취임 직후부터 관세부과 및 미국-멕시코 간 협상 경과를 지켜보며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우리 대기업의 경우 동남아 등에도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어, 미 행정부가 타국에 부과 중인 상호관세 등이 미치는 영향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특히 미-멕시코 양국 간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인바, 최종적인 협상 결과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당초 멕시코 생산시설이 미국으로 이전될 것이라는 일부 우려와는 달리, 아직까지는 전반적으로 기존의 생산활동이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멕시코를 포함한 세계 무역 전반의 불확실성에 따라 멕시코에 대한 신규 투자활동은 다소 연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3. 멕시코 정부의 정책적 대응

멕시코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① 수입대체율 제고

멕시코 정부는 금년 1월 새로운 경제발전 종합계획(Plan México)을 발표하였는데, 2030년까지 세계 제10대 경제 대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자동차·반도체·항공우주·제약 등의 신산업 육성, ▴국내 생산 강화를 통한 수입대체율 제고, ▴공공조달 50% 국내산 조달, ▴에너지·교통·수자원 등의 인프라 현대화를 위한 공공투자 등을 주요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멕시코 정부는 이른바 ‘메이드인 멕시코(Hecho en México)’로도 불리는 수입대체율 제고 정책을 중점 추진 중인데, 그간 멕시코에서 자동차·전자·항공우주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운영 중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아 실제 가치사슬에서 멕시코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와 관련, 트럼프 1기 행정부 시기 시작된 미-중 무역 갈등에 따라 중국을 포함한 각국의 기업들이 관세를 피하기 위해 멕시코에 생산시설을 구축하면서(니어쇼어링 현상), 멕시코가 미국 수출의 우회 기지로 활용되고 있다는 미국 측의 비판이 제기되었으며, 이는 멕시코의 對미 협상에서 지속적인 걸림돌로 작용하였다.

이에 멕시코 정부는 이러한 외국산 의존도가 산업 경쟁력 강화 및 공급망 구축에 제약으로 작용한다는 판단하에, 수입산 원자재·부품을 멕시코산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각 경제단체와 협의3) 를 진행하고 있으며 원자재·부품 생산에서부터 완제품 제조·수출에 이르는 전반적인 흐름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도 점차 강화해 나가고 있다.

3) 상공회의소 연합회(CONCAMIN)는 멕시코 경제부와 ‘메이드인 멕시코(Hecho en México)’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발표(5.28)


② 불공정무역 대응 강화

멕시코 정부는 수입·수출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과 함께, 불공정무역 행위에 대한 대응을 위해 ▴특정 품목의 수입 관세 인상, ▴원산지 위조 적발, ▴수입 특혜제도 남용 적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대응 조치들은 ▴멕시코 국내기업의 보호와 성장,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미국 시장 우회 수출 통제를 위한 것으로 상기 ‘메이드인 멕시코(Hecho en México)’ 정책의 연장선상으로 평가된다.

또한, 멕시코 정부는 FTA 비체결국을 대상으로 ▴2024.4월 철강·섬유 등 544개 품목에 대한 수입 관세 인상, ▴2024.12월 섬유·의류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 인상 조치를 단행하였으며, 이를 통해 멕시코 국내기업들이 외국산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 차원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5월, 멕시코 정부는 멕시코로 철강을 수출 중인 해외제철소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진행하여 원산지가 불분명한 것으로 조사된 해외제철소 1천여 곳에 대한 수입 등록 취소 절차를 진행하고, 수입특혜제도(IMMEX)4)의 법적 요건을 위반하여 부당이득을 취한 8곳 기업을 적발하여 수입 특혜제도 자격 취소 및 사법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4) Programa IMMEX(Programa de fomento a la Industria Manufacturera, Maquiladora y de Servicios de Exportación), 멕시코 정부는 기업 1곳이 IMMEX의 의무 사항인 완제품 수출 조건을 위반하여 부당하게 관세 혜택을 취했다고 발표


③ USMCA 재검토

USMCA는 2026.7월에 미국·멕시코·캐나다 3개국이 협정의 효력 연장 여부5) 및 권고사항 등을 재검토(review)하도록 명시하고 있는데, 멕시코 마르셀로 에브라르드(Marcelo Ebrard) 경제부 장관은 지난 5월, 재검토를 앞당겨 금년 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조기 타결을 통해 무역·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5) USMCA는 기본적으로 2036년에 효력이 종료되나, 2026.7월 재검토에서 3개국이 합의 시 효력 연장이 가능함

한편, 미 관세정책 변화로 인해 USMCA가 현행 체제로 유지될지 여부는 불분명한 상황이나, 멕시코 정부는 동 협정이 3국 모두에 이익이 되었음을 지속 강조하면서 다른 경제권과 대비하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북미 경제 블록화를 더욱 강화·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따라서 USMCA 재검토에서 멕시코는 기본적으로 USMCA의 현행 체제를 유지하면서 역내 생산 강화 및 공급망 연계 심화를 목표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최근 중국 등의 멕시코 경유 우회 수출이 이슈가 되고 있어 우회 수출 차단을 위한 원산지 규정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가능성이 있으며 멕시코 정부는 미국 시장에 대한 무관세 수출 혜택을 유지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나, 그간 미국 측은 對멕시코 무역적자가 확대되어 온 점을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라, USMCA 재검토 절차를 통해 원산지 규정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4. 우리에의 함의

한국은 멕시코와의 양자 FTA 체결을 지속 추진 중인데, 최근 멕시코 정부의 일련의 정책 변경 사항은 양자 FTA 체결 추진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멕시코 정부는 경제발전 종합계획(Plan México)을 통해 신산업 육성과 수입대체 제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구조의 고도화 및 공급망 구축은 새로운 기술과 자본, 그리고 혁신을 필요로 한다. 무엇보다도 멕시코 정부로서는 산업 협력을 위한 파트너가 필요하다.

한국은 멕시코의 제4대 교역국으로 그간 경제협력을 심화해 오면서 높은 신뢰 관계를 구축하였으며, 신산업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지닌 파트너이다. 향후 USMCA 체제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더욱 커질 멕시코의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하여 중장기적인 안목하에 신산업 분야 경제협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상호 시장개방과 공급망 연계를 심화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FTA 협상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멕시코 정부의 수입대체율 제고, 공공조달 국산화 정책 추진으로 인하여 멕시코에서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도 멕시코산 제품을 사용하고, 멕시코 내에 관련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향후 투자와 진출 전략 수립에 있어서 공동투자, 현지 생산 확대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멕시코 정부와 국민들의 신뢰를 얻음으로써 멕시코 시장에서의 우리 기업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작성일: 2025.6.7.)